애거사 크리스티 본격 심리소설, 국내 최초 완역판
엄마와 딸 사이의 특별한 내면세계에 대한 신랄하고도 애틋한 통찰
"아들은 아내를 얻을 때까지만 아들이지만, 딸은 영원히 딸이다."
애거사 크리스티가 메리 웨스트매콧이라는 필명으로 1952년에 발표한『딸은 딸이다』는 엄마와 딸 사이의 특별한 유대와 복잡한 내면세계를 통찰한 소설이다. 애거사는 1930년부터 1956년까지 여자의 삶과 사랑의 잔인함을 주제로 여섯 편의 소설을 썼고, 추리소설 독자들의 혼동을 우려해 오십 년 가까이 비밀에 부쳤다.
새로운 글에 대한 열망으로 써내려간 메리 웨스트매콧 필명의 작품들이 의미심장한 것은 애거사가 추리소설을 벗어나 평범한 인간의 이야기에 주목했다는 데 있다. 인간의 심리를 꿰뚫어보는 애거사의 펜은 삶에서 누구나 만날 수 있는 익숙한 절망과 고비 앞에서 더욱 예리하게 벼려진다. 이 이야기들 속에는 사회와 가족의 초상, 변치 않는 인간의 본성이 있고 그동안 우리가 만나지 못했던 애거사라는 여자가 있다.
엄마와 딸 사이에는 가족애나 여자로서의 동지애 외에도 기대감, 애착, 시기심, 질투, 실망, 분노, 원망, 피해의식 등 한마디로 규정할 수 없는 복잡한 감정이 뒤엉켜 흐른다. 총 3부로 구성된 이 소설은 모녀의 밀착한 삶과 불가피한 희생을 다룬 1부, 황폐해진 모녀의 삶을 그린 2부, 심리적으로 완전히 멀어진 모녀가 감정을 폭발하듯 충돌하는 3부로 이어진다.
애거사 크리스티
1890년 영국 데번 주에서 미국인 프레더릭 밀러와 영국인 클라라 베이머 부부의 삼남매 중 막내로 태어났다. 어린 시절에는 집에서 어머니의 교육을 받았고 열여섯 살 때 파리로 이주해 학교에서 성악과 피아노를 배웠다. 1912년 영국으로 돌아와 2년 뒤 아치볼드 크리스티 대령과 결혼했고 1차 대전 시기에 쓴 『스타일스 저택의 살인 사건』으로 데뷔했다. 1976년 85세를 일기로 사망할 때까지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 『ABC 살인 사건』 등 80여 편의 추리소설을 집필했다.
『애크로이드 살인 사건』 출간 직후 애거사는 어머니의 죽음과 남편의 외도 등에 큰 충격을 받고 스스로 실종 사건을 일으키는 등 혼란의 시간을 보내지만, 이때의 사유를 바탕으로 1930년부터 1956년까지 여섯 편의 장편소설을 ""메리 웨스트매콧""이라는 필명으로 발표한다. 필명을 쓴 것은 추리소설 독자들을 혼동시키지 않기 위한 배려였고, 이는 애거사의 뜻에 따라 오십 년 가까이 비밀에 부쳐졌다. 이 장편들 가운데서도 중년의 여인이 자기기만적인 삶을 깨닫고 무너져내리는 과정을 그린 『봄에 나는 없었다』는 애거사의 숨은 걸작으로 평가받고 있다.
1955년에 미국추리작가협회에서 수여하는 거장상을 받았고 1967년에 여성 최초로 영국추리협회 회장이 됐으며, 1971년에 영국 왕실에서 수여하는 작위 훈장DBE을 받았다. 그녀의 작품은 영어권에서 10억 부 넘게 팔리고 103개 언어로 번역되었으며 다른 언어판 역시 10억 부 이상 판매되어 기네스 세계기록에 등재되었다. 그녀의 유해는 영국 옥스퍼드셔의 세인트 메리 교회 묘지에 안장돼 있다.
역자 공경희
전문 번역가로 1965년 서울에서 태어나 서울대학교 영어영문학과를 졸업했다. 성균관대학교 번역대학원 겸임교수를 역임했으며, 서울여자대학교 영어영문학과 대학원에서 강의했다. 시드니 셀던 『시간의 모래밭』으로 데뷔한 후 『호밀밭의 파수꾼』, 『모리와 함께한 화요일』, 『비밀의 화원』, 『메디슨 카운티의 다리』, 『파이 이야기』, 『천국에서 만난 다섯사람』, 『우리는 사랑일까』, 『행복한 사람, 타샤 튜터』, 『우연한 여행자』, 『타샤의 ABC』, 『포그 매직』,『꿈꾸는 아이』, 『매뉴얼』, 『빗속을 질주하는 법』, 『스톨른 차일드』, 『데미지』,『매디슨 카운티의 다리』 등 다수의 베스트셀러를 우리말로 옮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