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여성작가들의 소설에는 성(性)에 자유로운 여성들이 종종 등장한다. 그것이 불륜이든 성적방종이든 여성이 욕망에 대한 억압을 깨고 육체의 희열을 자각하게 된다는 것은 하나의 혁명이다. 그런 점에서 전경린씨의 신작장편 "내 생에 꼭 하루뿐일 특별한 날"은 전형적이다. 이 소설은 가정의 틀안에서 안주하던 한 여성이 내면에 지닌 혼란스런 욕구를 발견하고 자아를 찾아가는 여정에서 나타나는 일탈과 매혹에 대한 기록이다. 최근 밀애라는 제목으로 변영주 감독에 의해 영화화되었다.
흔히 "귀기의 작가" "정념의 작가" "대한민국에서 연애소설을 가장 잘 쓰는 작가"로 불리는 소설가 전경린은 이미지의 강렬함과 화려한 문장으로 기억된다. 서른 세 살. 아이와 피와 심지어 죽음조차 삶이 모두 허구라는 것을 느낀 작가는 허구가 아닌 삶의 실체를 갖고자 소설을 쓰기로 시작했다. 1993년 작가의 가족은 마산 옆 진양의 외딴 시골로 이사를 갔다. 꽤나 적적한 곳이었지만 여기서 전경린은 `뭔가가 밖으로 표출되는 듯한 기분`을 느낄 수 있었고, 3년 가까이 사람들과 인연을 끊다시피 하고 들어앉아 많은 글을 써냈다. 자기 욕망에 충실한 내면적 세계와 질서화 되고 체제화 된 바깥 세계 사이의 작용과 긴장과 요구 속에서 갈등하는 여성과 여성적인 삶이 문학적 관심사다.